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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스물 셋, 아빠와 둘만의 여행

 

[호주 #0] 스물 셋, 아빠와 둘만의 여행

#0. 스물 셋, 아빠와 둘만의 여행 #1. 8살 Sueaty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⓵ (부제 - 관광객은 모르는 진짜 재미) #2. 아빠, 나 믿지? (부제 - Sueaty 따라다니면 실패 안하쥬) #3. Sueaty, 아빠 믿지? (부제 -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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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8살 Sueaty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⓵편 - Kitchener Street 우리집

         ⓶편 - Coorparoo State School 학교, 호주산 와규버거 Grill'd

 

[호주 #2] 8살 Sueaty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⓶ (Coorparoo State School, Grill'd)

#0. 스물 셋, 아빠와 둘만의 여행 [호주 #0] 스물 셋, 아빠와 둘만의 여행 #0. 스물 셋, 아빠와 둘만의 여행 #1. 8살 Sueaty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⓵ (부제 - 관광객은 모르는 진짜 재미) #2. 아빠, 나 믿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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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⓷편 - New Farm Park: 여행자는 모르는 곳

#2. 아빠, 나 믿지? (부제 - Sueaty 따라다니면 실패 안하쥬)

#3. Sueaty, 아빠 믿지? (부제 - 분야의 정상에 서고 싶어졌다)


5월 22일부터 26일까지 실제 여행 일 수 3일밖에 되지 않았던,

그러나 3일이면 충분했던 아빠와의 여행


BNE에 도착해서 마주한 호주의 하늘은 청명함 그자체였다. 파랗다 못해 단 한 점의 구름도 허용하지 못한다는 듯이 깨끗했다. 깨끗한 하늘을 머리 위에 둔 채 아빠와 난 호텔로 향했다. 혼자 여행을 하면 택시를 탈 일이 많지 않은데 시간이 중요한 아빠에게는 택시 우선이다. 사실 한국에서도 어쩌다가 허락받고 늦게 집에 들어가는 날일 때 한 두번 카카오 택시를 타지 '아 오늘은 택시를 좀 탈까?' 싶은 날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서 제정신 아닌 날이다. 이번 여행은 아빠가 있으므로 우버를 잡아 탔다. 호주에서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국가가 인도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3일간 (마지막 4번째 날 새벽에 공항가는 우버에서도) 만난 모든 우버 기사님들은 인도 사람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호주로 넘어와 17년 째 살고 계시다는 기사님, 마케팅 석사 학위를 위해 넘어와 공부하고 있다는 기사님, 델리 위쪽에 있는 작은 시골(이름을 까먹었다)이 지루해서 넘어왔는데 호주가 더 지루한 것 같다는 기사님 등 다양한 배경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프리우스와 소나타를 모는 인도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호텔 체크인 시간은 3시 부터인데 아침에 도착했기 때문에 필요한 짐만 옮기고 컨시어지에 짐을 맡겨놓고 나왔다. 오늘의 일정 컨셉은 11년 전 우리의 발자국을 따라 가는 것이다. 많은 것들이 당연히 바뀌었겠지만 15년 전에 갔던 곳들, 했던 것들을 다시 보고, 느끼고, 체험해보는 것이 오늘의 목표. 일정을 짜고 갔다기 보다는 머리 속에 윤곽만 그려놓고, 제일 처음 갈 곳을 정한 것 밖에 없다. 그래서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옛날 살던 우리 집. Coorparoo로 가자.

1. Coorparoo Kitchener Street

호텔 앞으로 딱 나와서 아빠가 또 우버를 부르려고 하시길래 이건 아니다 싶어 "아냐 버스타고 갈 수 있어"라고 내가 막아섰다. 좀 전에 아빠가 캐리어에서 짐 옮길 때 나는 미리 옛날 집으로 가는 법을 검색해 보았고,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었다. 내가 가진 호주에 대한 기억은 사진으로 남아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고(사진이 있어서 더 오래 기억하는 것이겠지만) 우리 집에서 학교까지 어떻게 걸었는지, 버스는 타 봤는지, 횡단보도는 어떻게 건너는지에 대한 기억들은 없다. 그래서 더더욱 해봤겠지만 기억 속에 없는 것들을 해보고 싶었다. 대표적으로 버스타기. 어느 국가든 자국민 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을 위한 교통 혜택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출국 전 이것 저것 좀 찾아봤다. 그러나 3일 밖에 없는 우리에게 혜택이라고 불릴 만한 옵션은 크게 없었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돈을 지불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빠는 "너 버스 탈 줄 알아?", "어디서 타는데?", "확실해?" 라고 불신 가득한 질문 공세를 퍼부었지만 난 몰라도 당당하고 알아도 당당하다. "당연하지" 라는 말과 함께 아빠 폰에 켜져있는 우버 어플을 끄고 걸어나갔다. 

구글 맵을 따라 갔을 때 분명 버스 정류장이 있어야 할 장소에 담배피는 장소밖에 없었다. 그래서 담배피고 있던 아저씨한테 버스 정류장 어딨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손을 뒤로 훠이 제끼고 "There" 하길래 아 지나쳤나보다 하고 돌아갔는데 없다. 그런데 아까부터 육교 같이 생긴 곳에서 등교하는 듯한 친구들이 내려오는 계단이 있었다. 혹시나 싶어 쓱 봤더니 아, 버스 정류장이 위쪽에 있었다.(호오 신기해라...) 올라가려는데 계단 바로 앞에 버스 티켓 끊는 TransLink 기계가 있길래 티켓을 끊고 올라가서 기다렸다가 버스를 탔다. 우리나라는 버스 정류장 마다 어디고, 다음 정류장은 뭐다 라는 식으로 안내를 해주는데 호주 버스는 그런게 없다. 그냥 구글맵을 잘 보고 있던지, 지리를 안다면 알아서 하차벨 누르고 내리면 된다. 정 불안하면 타기 전에 기사님께 어떤 정류장이면 말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하던지, 본인이 소극적이라면 구글맵에 해당 노선 버스가 어떤 역을 지나는지 확인하고 밖을 볼 수 있게 창가 쪽으로 앉으면 된다. 아 하나 더 덧붙이자면 우리나라는 탈 때는 안녕하세요(이마저도 안하는 사람이 많지만...;; 인사 좀 합시다)라고 해도 내릴 때는 그냥 내린다. 그런데 호주는 탈 때도 내릴 때도 기사님께 흔하게는 thank you, 나아가서는 good day라고 말하고 내린다. 

Coorparoo 버스 정류장에 내렸는데 흠... 기억 속의 그 곳이 아니었다. 저 위에 있는 사진이 내렸을 때의 사진인데 나는 구글 맵을 보고 찾아가고 싶었는데 아빠는 기억을 더듬어 보고 싶으셨는지 일단 가보자고 하시더라. 쭉 걷다가 아빠가 아 여기가 어디라면서 반대로 왔다면서 여기서 어디가 내 학교였고 저쪽이 집이었을거라면서 힘차게 걸어 나갔다. 그래서 아빠를 졸졸 따라가보니 아... 나왔다. 그 집이. 주변에 모든 것들이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집 앞에 있던 상가도 없어지고, 건물들도 높아졌고, 주택들도 바뀌었는데 우리 집만 그대로였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보라색 외벽 페인트칠이 되어있는 집. 물론 아니지만 마치 내가 다시 올 때까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 집만 거기 그 자리에 있었다. 멀리서도 너무 반가워서 찍고, 앞에 가서도 찍고, 이제는 무단침입이겠지만 조금 들어가서 찍고. 워낙 조용한 동네라 기쁜 마음에 소리지르지도 못하고 아빠와 킬킬 거리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8살의 진짜 못난이, 23살 조금 못난이

 

... 아 ... 오랜만에 앉아서 글썼더니 피곤하다 발행은 하지만 to be continued 다음 글은 학교랑, 점심으로 먹은 와규랑 22일의 하이라이트 new farm park(뉴팜공원)에 대해 꼭 다 써야지^^(다 못쓸 수도 있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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