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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진심이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몇 주 전 어김없이 전 개인 프로젝트를 위해 집 앞 카페로 나왔어요.

당시 테이블 세팅 상황을 그려봤어요.

왜 멍청하게 저렇게 두고 있었는지, 지금 제가 그린 그림을 다시봐도 이해가 되지 않네요 😡

매직마우스 자리에 애플워치라고 적어 놓아서 급하게 수정ㅋㅋ

1. 무엇을 왜 쏟았는가?

제 유선 이어폰 줄 보이시나요?

맥북과 컵 사이에 있죠? 저거를 컵 뒤로 놓고 싶어서 이어폰 줄의 위치를 옮기자마자 손목에 걸리면서 컵을 그대로 넘어뜨렸어요.

띠로리~...

불행 중 불행인 것은 순수한 물이 아니라 커피(불순물 존재)라는 것,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설탕이 들지 않은(바닐라 라떼, 모카 라떼, 프라푸치노 등) 아이스 아메리카노 였다는 것.

2. 어디로 쏟아졌는가?

사실 확실하진 않지만 커피가 있는 우측 방향에서 키패드 전체 그리고 트랙패드 윗 부분, 스피커 위로 쏟아졌어요.

이게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인건 맞는데, 오른쪽 밑에서 위로 쏟겼는지, 오른쪽 위에서 밑으로 쏟겼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뭐 결론은 그냥 상판에 다 쏟아진 것이라는...

3. 직후 조치 및 증상

바로 충전 케이블 뽑고, 이어폰 뽑고 티슈 가져와서 보이는 물기를 닦아 냈어요.

그런데 순간 화면이 블랙아웃 되더라구요. (나중에 설명해주셨는데, 물이 순간 그 길을 끊어놓은거라고 하시더라구요.)

한 1~2분 뒤에 다시 화면이 켜져서 시동을 종료하려고 했지만 '{' 키가 계속 눌리면서 자꾸 재시동되더라구요.

그렇게 메인보드가 자꾸 돌면서 수분과 접촉해 열을 내니까

한 2~3분 후에는뒤에 구멍에서 안에 있던 물이 증발했는지 물이 맺히더라구요.

정말 이런 말 하면 안되는 것 알지만 제 생생한 후기를 위해 적을게요. 정말 "ㅅㅂ ㅈ됐다" 싶었어요.
(저 진짜 욕 안하고 사는데 그 등골이 서늘한 수준 아니고 뒷골과 뼈 사이에 냉수 들이부은 줄 알았어요.)

제가 2019년 1월 (날짜 까먹지도 않아..ㄷㄷ) 터미널에서 명령어 잘 못 쳐서 백업도 안한 맥북 포맷시킨 경험이 있거든요?

그 이후로 꼬박꼬박 백업하는데 제 마지막 백업날짜가 21년 5월이었단 말이죠?

두 달 동안 그래도 쌓인 자료들이 있는데.... 그것도 제출해야 할 졸업보고서 수정 본도 있었구요. 쌓아둔 자소서들도 있었구요.

4. 그래픽스랩 연락

뭐 애플 제품 좋고 애플 제국 만만세 맞는데 비싸잖아요. 특히 애플케어. 뭐 10년 해주는 것도 아니니까...

대신 제가 처음 아이폰 7+ 액정이 나갔을 때 방문한 사설 업체가 있었어요.

그래픽스랩.

어떻게 처음 접했냐면, 사설 수리점을 검색해서 막 찾다가 클리앙에서 댓글에서 좀 많이 보이는거에요.

블로그도 있는데, 오래 된 애플 제품 살리는 글 쓰시는데 막 '블로거 정성'(파블처럼 글 천지느낌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지만

간결하고 해결 과정이 분명하게 나타나있더라구요. (네, 저 공대생입니다. 기승전결 중요하고 문제 해결 과정 중요해요)

이웃 수도 많고 오랫동안 해 오셨고.

그래서 처음 액정 수리로 연을 맺어 배터리 교체도 꾸준히 그래픽스랩에서 해왔죠.

그래서 이번에도 눈에 보이는 커피 다 닦자마자 전화드렸습니다.

5. 그래픽스랩 방문

다섯시 쯤 쏟아서 당일 방문은 힘들고(전 안양새럼, 그래픽스랩은 강남에... 도착하면 문 닫으심ㅎ) 바로 다음날 오픈하실 때 갔어요.

저한테는 비용 중요치 않았구 살려내는게 중요했어요.

방문하니 몇 가지 질문을 하셨어요.

1) 무엇을 쏟았는지

2) 어느 방향으로 쏟았는지(좌에서 우인지, 우에서 좌인지)

3) 트랙패드에도 들어갔는지 (트랙패드 쪽에 배터리랑 메인보드가 있어서 중요함)

아아였다, 기억 상으로는 우측에서 좌측인데 대각선 방향은 확실치 않다..., 트랙패드에도 일부 들어갔다는 제 대답을 들으시더니

열어봐야 알겠지만 결론은 투트랙이다.

1. 살리거나

2. 못살린다면 2시간 정도 깨워서 외장하드로 데이터를 빨리 백업하는 방법

사장님 손에 맡기고 일단 집에 왔어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노력하실건지

설명을 충분히 해주셨고 또 중간중간 상황 설명 및 최종적으로 리포트도 해주시겠다고 하셨거든요.

6. 중간 리포트 1 : 현재 상태

첫 번째 리포트는 문자로 해주셨어요. 상태가 어떤지에 대한 설명이였어요.

1차 조치는 수분을 빨아들이는 작업인데 고휘발성 화학물질로 진행한다고 하셨어요.

최대 3단계 까지 갈 수 있다고 하셨는데 만약 1, 2단계로 충분치 않아 3단계까지 하면 거의 회생이 힘들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다음 리포트에 말씀해주셨지만 2단계까지 하셨다고 합니다!)

처음 입고 된 상태에서 열어봤을 땐 이 상태였다고 해요.

일단 드럽고~(ㅎㅎ배터리에 앉은 먼지랑 팬에 낀 먼지 좀 보세요 세상새럼들ㄷㄷ)ㅎㅎ

보시면 물 자국이랑, 아직 물이 남아있는게 보이죠?

근데 저 물(커피)이 그냥 남은 물도 아니고, 부품이 더 이상 흡수를 못하고 뱉어낸 물이래요....

좀 적게 먹지 뭘 그리 많이 잡수셨나...;;

7. 중간 리포트 2 : 취한 조치 및 조치 이후 상태

두 번째 리포트는 전화로 통화했했고 제가 메모를 했는데요.

사실 수리 비용이 50이 넘어가면 사실 M1 으로 갈아탈 각오도 했었거든요.ㅎ 다행히(?) 20~30일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다음과 같은 안내사항을 받았습니다.

﹒습기 정돈 완료

﹒배터리가 조금 부풀어 있으나 회로는 살아있으니 알림이 오면 그 때 교체고려

﹒회로에서 시동을 담당하는 부분에 커피가 모여서 부식이 이루어져서 dent 작업 함

﹒트랙패드는 망가졌지만 고칠 수 있음 (배터리가 부풀어서 딸각거리지 않았음)

﹒자판의 +, - 키에 습기가 몰려있음

﹒ 살릴 수 있는 애들을 위주로 살리자 (배터리, 자판은 나중에 원하면 교체)

8. 내 품에 돌아온 내 새끼

일단 키보드의 '+'와 '-'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하셨고, 배터리도 조금 부풀어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어차피 제가 외부 모니터에 제 키보드 연결해서 사용하니까 버텨보라고 말씀하셨고,

배터리의 경우도 아주 급한 경우는 아니라고 하시더라구요.

최대한 충전기 연결해서 쓰라고 말씀해주시고... 최대한 충격이나 흔들리게 하지 말라구 하시고...

진짜 문제가 생기면 알아서 알림이 뜰거라면서요.

그렇게 33만원을 결제하고 너무 감사한 마음에 던킨도너츠 팩으로 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ㅎ

그렇게 쏠랑쏠랑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왔다는 해피엔딩.

진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오늘의 결론 : 난 나름 착하게 살았다.

9. 추가 후기 및 그래픽스랩 흥하세요

+ 랑 - 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썼더니... 아주 잘 됩니다 지금ㅋㅋ

그리고 그래픽스랩... 이건 진짜 제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글입니다.

사장님 제가 할 수 있는건 이게 최대에요... 유입은 적지만 그래도 꾸준히 100명은 넘어요...ㅎ

그래픽스랩 블로그 : [여기 가 보셔요]

연락처와 주소 : [여기 가 보셔요]

혹시 귀찮아? 그러면... 사진으로 남겨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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